젖무덤
[사진 에세이] 앞에 소개한 '빗방울로 쌓은 탑'을 보기 전날 밤, 대릉원. 숙소가 대릉원 앞이었고, 저녁을 먹고 들어와 쉬려다 밤의 대릉원이 궁금하여 카메라만 들고 나갔다. 낮보단 적었지만 사람이 제법 있었고, 인적 없는 고요함을 기대했었기에 한 번 둘러보고 나가려 했다. 낮의 일정이 빡빡했었는지 피곤해서 잠시 쉬는 사이 시간이 흘렀고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대릉원 문을 닫는 시간이 10시였던가, 그랬는데 한 30분 정도 남았기에 한 바퀴 더 돌고 가려고 일어섰다. 두어 번 정도 모퉁이를 돌았을까. 엄마의 젖가슴 같은 무덤을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안락하고 편안하고 그리고 안전한 엄마의 젖가슴. 어렸을 땐 몰랐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아이가 엄마의 품에 안기었을 때 얼마나 편안해하고..
2023.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