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피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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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듦새 쓰임새 좋은 작은 컵 하나
[캠핑의 물건] 파고웍스의 사코슈가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샀다면 스노우피크의 티타늄 컵은 여행 도중에 샀다. 짐을 챙길 때 450ml 티타늄컵을 챙긴다고 챙겼다. 신치토세공항에서 짐을 '운송 모드'에서 '라이딩 모드'로 다시 싸는데 컵이 없다. 코펠을 작은 사이즈로 챙겼기 때문에 컵처럼 쓸 수 있지만 짐가방(패니어) 겉에 매달아 수시로 쓸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어차피 중간에 알파인 가스를 사야 하니까 그때 컵을 하나 사야겠다, 생각했다. 10년 전에 일본 니가타의 스노우피크 본사를 방문했을 때 티타늄컵을 선물 받았다. 초록색 아노다이징 버전이었는데, 가볍고 튼튼하고 예뻐 모든 캠핑과 많은 여행을 함께 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거다. 스노우피크의 티타늄컵은 여러 버전이 있다. 싱글..
2023.07.07 -
새롭게 한다는 것
[불놀이의 물건] 아마도 나의 두 번째 스토브. 10년 전에 샀고, 이 사진은 아직 불을 붙이기 전, 그러니까 10년 전의 모습이다. 10년 전 아웃도어 잡지사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노우피크 본사 취재가 잡혔다. 본사 투어 프로그램이었는데 일반인 참가자들과 함께 본사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야마이 토오루 대표의 배려와 메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이나타 코지 씨였다.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보다가 일하시는 분이 계셔서 들어가도 되는지 여쭙고 허락을 받아 들어갔다. 재봉틀에 앉아 의자와 텐트를 수리하고 있었는데, 묻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 말이라 더욱더 좋았다. "제품을 받아보면 고객의 성격과 마음이 드러납니다. 이 의자는 고장 난 곳을 고쳐 쓴..
2023.06.07 -
밥그릇의 든든함과 섬세함
[캠핑의 물건] 밥그릇이다. 국그릇이기도 하고 커피잔이기도 하며 맥주잔이기도 하다. 사실은 물을 끓이거나 달걀을 지져 먹을 수도 있는, 그러니까 초소형 코펠이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걱이나 국자로 쓰이기도 한다. 야외에서는 ‘원 기어 멀티 유즈’가 필수니까. 그냥 그릇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바닥에서는 ‘시에라컵’이라고 부른다. 아는 사람 다 아는 존 뮤어 John Muir 선생이 만든 미국의 시에라클럽이 활동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생김새와 쓰임새가 기가 막혀 그 뒤로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시에라컵을 만든다. 서너 개의 모델을 거쳐서 스노우피크의 시에라컵에 안착했다. 없는 시절에 스노우피크가 써보고 싶어 샀는데 지금까지 아주 만족하며 쓰고 있다. 저건 ..
202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