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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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일 많지 않아도 놓칠 수 없는
[캠핑의 물건] 칼 이야기 하는 김에 하나 더.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쓰는 칼이다. 오피넬 클래식, no 8 올리브. 알겠지만, 오피넬은 프랑스의 칼 브랜드고, 클래식은 칼날의 모양이 기본형이란 뜻이다. no 8은 칼의 크기로 칼날의 길이가 8센티미터임을 가리키고, 올리브는 손잡이 나무의 종류다. 클래식 외에 칼날의 폭이 얇은 에필레가 있고, 칼날의 크기는 액세서리용 칼을 빼도 6, 7, 8, 9, 10, 12센티미터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원래 1부터 12까지 있었으나 너무 작은 1호가 사라지고 11호는 10호 12호와 용도가 겹친다 판단해 없앴다 한다. 2호부터 12호까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6, 8, 10, 12호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나머지 사이즈는 손품을 좀 팔아야 한다. 손잡이 나무는 기..
2023.07.25 -
액세서리처럼 가볍게, 툴박스처럼 든든하게
[캠핑의 물건] 칼, 여러 개 있다. 아주 날카롭고 칼등이 두터워 큰 힘이 필요할 때 쓰는 헬레도 있고 적당한 힘을 가할 수 있고 가벼워 휴대성도 좋은 오피넬도 있다. 마니아처럼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아웃도어를 즐기면서 칼을 쓰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아 나의 용도와 필요에는 충분하다. 그런데 더 가볍고 가지고 다니고 더 가볍게 쓸 수 있는 칼이 필요했다. 택배도 까고, 줄도 자르고, 뜯기 애매한 포장도 뜯고, 사과를 자르거나 치즈를 자르는 등 음식을 작게 나눌 때 같은. 이 정도의 필요를 충분히 충족시키고 티 나지 않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칼. 등이라고 없겠는가. 주로 헤드랜턴이긴 하다. 가벼운 산행에 비상용으로 챙기는 헤드랜턴과 장기간의 하이킹에 가지고 가는 헤드랜턴이 있다. 더 ..
2023.07.21 -
만듦새 쓰임새 좋은 작은 컵 하나
[캠핑의 물건] 파고웍스의 사코슈가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샀다면 스노우피크의 티타늄 컵은 여행 도중에 샀다. 짐을 챙길 때 450ml 티타늄컵을 챙긴다고 챙겼다. 신치토세공항에서 짐을 '운송 모드'에서 '라이딩 모드'로 다시 싸는데 컵이 없다. 코펠을 작은 사이즈로 챙겼기 때문에 컵처럼 쓸 수 있지만 짐가방(패니어) 겉에 매달아 수시로 쓸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어차피 중간에 알파인 가스를 사야 하니까 그때 컵을 하나 사야겠다, 생각했다. 10년 전에 일본 니가타의 스노우피크 본사를 방문했을 때 티타늄컵을 선물 받았다. 초록색 아노다이징 버전이었는데, 가볍고 튼튼하고 예뻐 모든 캠핑과 많은 여행을 함께 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거다. 스노우피크의 티타늄컵은 여러 버전이 있다. 싱글..
2023.07.07 -
내 몸 같은 주머니
[캠핑의 물건] 홋카이도 자전거 여행을 기념해 산 물건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뒤에 소개할 스노우피크의 작은 티타늄 컵이고 다른 하나는 이 사코슈다. 사코슈는 작은 가방이다. 프랑스어 'sacoche'인데, 원래는 기병들이 안장에 두르는 가방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한다. 말에서 내리면 몸에 둘러야 했겠고, 적당한 크기의 수납공간과 적당한 길이의 끈이 있어야 했겠다. 아무래도 몸에 두를 땐 크로스로 매는 게 안정적이니 크로스백과 같은 뜻이라고 해도 맞겠다. 크기야 제각각이지만, 크고 무거운 물건을 담기보다는 필수품을 담을 작은 크기의 가방을 이르는 말이다. 사실 내겐 사코슈가 이미 여럿 있다. 해외에 나갈 때는 여권과 지갑, 스마트폰과 이어폰, 손수건 등을 넣었다. 먼 길을 걸을 땐 아몬드와 젤리를, 자전거..
2023.07.07 -
새롭게 한다는 것
[불놀이의 물건] 아마도 나의 두 번째 스토브. 10년 전에 샀고, 이 사진은 아직 불을 붙이기 전, 그러니까 10년 전의 모습이다. 10년 전 아웃도어 잡지사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노우피크 본사 취재가 잡혔다. 본사 투어 프로그램이었는데 일반인 참가자들과 함께 본사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야마이 토오루 대표의 배려와 메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이나타 코지 씨였다.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보다가 일하시는 분이 계셔서 들어가도 되는지 여쭙고 허락을 받아 들어갔다. 재봉틀에 앉아 의자와 텐트를 수리하고 있었는데, 묻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 말이라 더욱더 좋았다. "제품을 받아보면 고객의 성격과 마음이 드러납니다. 이 의자는 고장 난 곳을 고쳐 쓴..
2023.06.07 -
캠핑에 제일 잘 어울리는 커피
[커피의 물건] 캠핑하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참기 어렵지. 커피를 좋아한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기 시작한 건 대략 10년 전이고, 캠핑을 하면서 커피를 내려마신 건 5~6년 전부터다. 처음엔 양을 조절하지 못해 드립커피가 에스프레소보다 진하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 잡향이 섞인다는 걸 몰라 10분 가까이 내리기도 했다. 무슨 드립을 10분 넘게 내리냐고? 1인용 드립 시스템인 카플라노에 원두를 30그램 가까이 넣으면 물을 조금만 부어도 넘쳐서 거의 점드립을 해야 한다. 어쨌거나.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위해 모카포트를 구했다. 오래전 일이다. 제일 잘 알려진 건 비알레띠BIALETTI의 모카포트인데, 처음엔 그것도 몰라 그냥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걸 샀다. 그게 임페리아IMPERIA 모카포트..
202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