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여행의 기약
[잡담] 누가 그랬다더라. 상 받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다음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고. 여행지에서 여행을 시작할 때 문득문득 드는 생각은 '생각보다 별 거 없네. 이거 보러 여기까지 왔나'다. 사람 사는 데가 다르면 뭐 얼마나 다르겠는가.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다음에 이런 델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의 시기가 온다. 나의 일상과 다른 환경, 친절한 사람들이 주는 선물 같은 경험들. 다시 오면 이런저런 걸 해 봐야지, 목록이 늘어날 무렵 그런 생각이 든다. '다음 여행은 어딜 갈까.' 마냥 여유로워 여행을 밥 먹듯이 다닐 수 있는 건 아니고, 지금의 여행지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아쉬워 다른 여행을 그리는 게 아니다. 일생 여행을 다녀봐야 이 작은 푸른 별의 모든 표정을 볼 수는 없으니 지금의 여행이 아..
202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