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과 두려움이라는 선물
[에세이] 빼곡한 나무 사이, 틈 같은 공간에 텐트를 치고 누워 하늘을 보면 마치 나무로 지은 집에 누운 것 같다. 하루 종일 걸어온 길을 되짚어 지금 내가 있는 곳의 지형을 그려본다. 능선이라면 돌아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대자연에 스며들 듯 깃들어 밤을 맞이한다. 숲은 점점 짙어져 어두워지는 하늘을 닮다가 마침내 완벽한 어둠이 된다. 별이 박힌 곳은 하늘이고, 없는 곳은 숲이다. 하, 아름답다. 자연의 아름다움 : 도리없이 좋은 캠핑을 하면 뭐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답이 비슷하다. 경치 좋은 곳에서 맛있는 거 먹는 거요. 좋은 경치는 누구나 좋아한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일찍이 ‘사바나 가설’을 제시했다. 사바나의 숲은 열대우림보다 채집할 식물과 고기를 얻을 사냥감이 많고 평원이라 오랜 유목에 적합하며 ..
202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