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걸까
[사진 에세이] 몸은 늘 있던 곳에 있지만, 생각은 낯선 곳을 자유롭게 떠돌며 여행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주말 심학산을 3주만에 걸었고, 기분 좋은 피곤함을 안고 집에서 쉬다가 문득 창밖을 내려다봤는데 삼부자가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다. 콕을 따라 짧은 사지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꼬마와, 따라는 나왔지만 배드민턴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소년과 건너편에서 서 있을 아빠. 이 일상적인 풍경이 참 좋아서 한없이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었다.이런 거였지, 싶네. 이제 아이들이 커서 나와 배드민턴이나 딱지를 치진 않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열심히 살면서 밥상에 마주앉으면 또 낄낄대며 밥을 함께 먹는 거지. 대단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작은 의미가 되고 그게 쌓여 삶이 되는 거지..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