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멍
[불놀이의 물건] 내게 캠핑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운, 고마운 화로대다. 언제부턴가 나의 캠핑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많은 짐을 챙겨 옮기고 펼치는 데 힘을 쏟고 하룻밤 보낸 뒤 다시 거두어 정리하는 일이 번거로웠다.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한 장소에 오래 머물며 계절이 시나브로 바뀌어가는 걸 본다든가, 긴 여행 도중에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텐트를 펼치는 것을 생각하다가 떠난 1박 캠핑은 너무 밋밋하고 동시에 너무 성가셨다. 불놀이도 마찬가지. 불멍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화로대를 피울 수 없는 곳이 아니라면 화로대를 펴고 불을 피운다. 오랜 스테디셀러인 역사각뿔 모양의 화로대가 있는데 어지간히 많이 쓰기도 했다. 역사각뿔형 화로대의 원조는 스노우피크지만 내가 가진 건 우연한 경로로 내게 온 코베아의 카피품..
2023.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