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화 糟糠之火
[불놀이의 물건] 나의 첫 스토브. 오래전 캠핑을 시작하면서 산, 나의 20년 지기. 정확히 말하면 캠핑을 시작하기 전에 샀다. 캠핑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1박 2일 야외음주를 즐기면서 시작했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머릿속이 꽉 막히면 산에 오르곤 했는데 그때 등산화를 샀고, 어느 가을 문득 지리산이 가고 싶어 45L 배낭과 스토브, 코펠 등을 산 것으로 기억한다. 2000년 2001년 즈음의 이야기다. 친구들과 다닌 캠핑에서도 주력 스토브로 썼으니 돼지 몇 마리는 이 위에서 사라졌겠다. 사진 속 이 녀석은 사실은 20년 지기는 아니다. 그 친구는 15년 정도 써서 헤드에 금이 가 가스가 샜다. 가스가 샌다기보단 화구 아닌 곳에서도 불꽃이 일었다는 말이 맞겠다. 가스야 밸브에서 잠그면 되니까. ‘화력이 세졌..
202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