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

2023. 5. 27. 10:37그리고 책

<슬픈 열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새로 들였습니다] 

 

 

<슬픈 열대>

원제 : Tristes Tropiques (1955)

지은이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Claude Le'vi-Strauss

기타 : 한길사, 2022.11.

 

여행을 다니면서 글을 쓰긴 하지만 수박 껍데기 핥는 느낌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껍데기라도 안쪽이면 좋으련만, 바깥쪽.

 

뉴욕에서는 서점에서 뉴욕의 역사에 관련된 책을 구하고, 네팔에 다녀와서는 셰르파족에 대한 인류학 논문이 있어서 보기도 했다. 아쉬움은 나름대로 채워졌지만, 그래서 누군가에게 여행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 그럴듯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게 얼마나 피상적인 지식인지는 스스로 명확했다. 물론 세계 어느 곳을 여행할지 모르는 마당에 모든 곳의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을 쌓는단 건 불가능하겠지만, 시선을 조금 다르게 본다면 어떨까 싶었다. 셰르파에 대한 책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때 떠오른 게 이 책이다. <슬픈 열대>. 학교 다닐 적에 몇 번 읽어보려다 실패한 책. 서양학자들 혹은 작가들 특유의 산만한 글쓰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금도 그들의 문체는 적응이 어렵지만, 그래도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이번에는 뒷장을 덮을 수 있을까.

 

레비스트로스는 구조주의 인류학자로 꼽힌다. 이전의 인류학도 있었고, 이후의 인류학도 있긴 하다. 그럼에도 그가 구조주의 인류학, 나아가 인류학의 대가로 자리잡은 건 그만큼 다른 문화를 보는 시선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그 전환의 내용이 궁금하다.

 

잠깐 찾아보니, 레비스트로스에게 구조주의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조화에 대한 탐구'다. 대상들 사이에 내재하는 관계의 체계를 발견하는 것.

 

이게 되냐고. 오랜 시간 가까운 거리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관찰하고 분석해야 가능할 일 아닌가. 하지만 코끼리 뒷다리만이라도 만져본 놈과 이야기만 들은 놈은 다르지 않겠나 생각하기로 한다. 누군가 그랬다. 구조주의는 인류학에서 시작됐지만, 현대의 사상을 이해하는 돌쩌귀라고. 생각의 깊이와 인식의 지평이 조금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다면.

 

덧.

챗GPT 선생에게 물으니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와 더불어 꼭 넘어야 할 산으로 지그문트 바우만 Zygmunt Bauman을 꼽아주시더라. 긴 여행이 될 것 같다. 물론 넘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언저리에 들면 그 기운을 조금이라도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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