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새를 보려 했으나
[사진 에세이] 며칠 포근하더니. 봄인가 했더니. 내일 자전거를 닦고 조여 타보려 했더니. 눈이 와버렸다. 어제는 비로 눈으로, 수시로 바뀌어 내리더니, 그래도 바닥에는 눈 흔적도 없더니.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며칠 바쁘게 돌아다녔더니 정신이 살짝 떠 있어 하루 쉴까 했는데. 이야기 나누러 지방서 올라온다던 친구도 눈으로 약속을 미뤄 집에서 뒹굴뒹굴 라디오나 들으며 놀까 했는데. 얼마 전 가을 분위기의 논에서 봤던 새 몇 마리가 생각났다. 아니, 실은 눈이 오면 다시 보러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땐 석탄리였고, 다녀와 찾아보니 후평리에 새가 더 많다고 했다. 작업실 가려도 차 돌려 후평리에 갔다. 논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가는데 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푸더덕푸더덕 날아가버렸다. 교차..
2024.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