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告.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는 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칼레이도스코프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여행 이야기입니다. 어디쯤 여행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어떤 여행을 그리고 있나요.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재미가 됐든 의미가 됐든, 뭔가 마음이 동하는 게 있기 마련이죠. 때론 잊기도 때론 애써 외면하기도 하면서 일상을 살아가고 어떤 이는 끝내 자기만의 방식을 향해 나아가고 어떤 이는 또 끝내 일상 안에 머물기도 합니다. 어떤 삶이든 존중하고 존경하며 응원합니다. 저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지금껏 이런저런 여행의 우연한 순간과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떠날 모든 여행의 흥분되고 좌절하고 적응할 어떤 경..
2023.05.04 -
괜찮다는 말_프롤로그
[에세이] 밖으로 도는 일이 내가 해온 일의 대부분이었다. 그것이 집 밖이든, 일상 밖이든. 어느 겨울엔 지리산의 능선을 첫눈과 함께 걸었고 어떤 능선은 달빛에 의지해 걷기도 했다. 한여름의 설악 서북릉을 종주하다가 귀때기청봉 너덜지대에서 탈진해 죽을 뻔한 적도 있다. 해질 무렵 지나던 해남의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는 고향과 집 식구들이 떠올라 차를 멈추고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 울었던가. 쌍봉사 철감선사부도 지붕돌의 막새기와에 넋을 잃어 빛이 측면에서 드는 걸 보겠다고 두어 시간 기다리기도 했고 곰배령에서는 얼레지 보겠다고 쭈그리고 앉아 오도카니 있었다. 통영 앞바다에서 카약을 탈 때는 구름 위를 달리는 기분이었고 오키나와 서쪽 해안을 자전거로 달릴 땐 고래가 심해를 유영하는 기분이 이렇겠지,..
2023.05.04